"지금까지 압수한 짝퉁 비아그라, 컨테이너 10대는 될걸요"

최원우 기자 2016. 10. 24.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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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재 식약처 위해사범조사단장] 불법 발기부전치료제 단속 18년.. 밀수사범들에게 저승사자로 통해 "짝퉁이 효과 좋다는 건 뜬소문, 배합 성분 들쭉날쭉해 부작용 과다복용 땐 목숨 잃을 수도.."

"지금까지 제가 압수한 불법 발기부전 치료제 종류만 100가지가 넘고, 다 합치면 대형 컨테이너 열 대 분량은 될 겁니다."

장인재(54) 식품의약품안전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중조단) 단장은 23일 "남자들 자존심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들을 그냥 둘 수 있나요"라며 이같이 말했다. 중조단은 불량 식품이나 불법 의약품 관련 범죄를 전문 수사하는 조직이다. 1987년 보건복지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장 단장은 1999년 검찰에 파견돼 200억원대 불법 비아그라 밀수사범을 붙잡는 등 18년째 위해 식품·의약품과 싸우고 있다.

이 분야 베테랑이다 보니 장 단장은 불법 발기부전 치료제 사범들에겐 '저승사자'로 통한다. 그는 과거엔 싼 맛에 '중국산 짝퉁약'이 많이 팔렸다면, 요즘은 비아그라 유사 성분을 몰래 집어넣은 건강식품이 대세라고 말했다. 다단계나 방문판매업자가 사람들 불러모아 놓고 "산수유, 장어, 표고버섯 등 각종 몸에 좋은 식품 추출물로 만든 건강식품이라 정력에 최고"라고 광고한다면 십중팔구 비아그라 성분을 몰래 집어넣은 제품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중국산 짝퉁약이 싸면서 효과도 좋다'는 풍문도 뜬소문에 불과할 뿐이란 게 장 단장의 설명이다. 최근 중국산 제품 가격은 한 정당 700원꼴로 정식 약(정품 복제약 5000원)보다는 싼 게 맞지만, 배합 성분이 들쭉날쭉해 효과가 아예 없거나 부작용까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식약처 첨단분석팀이 중국산 짝퉁약을 검사해 보니 100㎎ 제품 한 정에 비아그라 성분(실데나필)이 0.25㎎밖에 안 든 것에서부터 최대 668㎎까지 든 경우까지 나왔다. 하루 최대 투여량(100㎎)을 넘겨 과다 복용하면 노인이나 심장이 안 좋은 사람은 뇌혈관계 출혈이나 저혈압성 심장 쇼크로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식·의약품 수사는 피해가 커지기 전에 속전속결로 싹을 자르는 게 생명이라고 장 단장은 말했다. 작년 12월 중조단은 충남 금산에서 '더 센'이란 불법 정력 강화제를 만들던 공장을 급습했다. 와송(瓦松) 추출물로 만들어 혈액 순환에도 좋고 발기부전 치료에도 효과 있다고 선전해온 제품인데, 식약처 성분 분석 결과 몰래 실데나필 성분(비아그라 주성분)을 섞어 만든 것으로 나왔다. 성분 통보받은 날 작전회의 하고는 다음 날 곧장 현장에 출동했다.

장 단장은 "필요한 분들은 위험한 짝퉁약이나 가짜 건강식품에 돈 쓰지 말고, 요즘 정품 복제약이 싸게 나오니까 의사 처방받아 쓰시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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